'100일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생후 100일이 지나면 아기가 잘 깨지 않고 잔다는 뜻의 육아 용어다. 아이가 잘 자면 부모의 수고도 덜어져 육아에도 숨통이 트인다.모든 부모들이 기적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이다. 수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소음 등 환경적인 문제로 잠을 설치는 사례도 있다. 영양분이 부족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철분’ 부족이다.
안 자고 보채는 아이, ‘철분’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철분은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다. 적혈구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신체 각 조직에 산소를 전달하는 중요한 과정에 철분이 관계되는 것이다. 근육 대사와 결합 조직의 건강, 그리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것도 철분의 주 역할이다.아기는 태어나면서 엄마에게 철분을 받는다. 이러한 ‘저장철’은 점차 고갈돼 생후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소모된다. 주목할 것은 이 시기에 아이가 급성장하며 철분 요구량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생후 6개월 이후 소아에서 철분 결핍 사례가 자주 나타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철분이 부족해져 철결핍성 빈혈로 이어질 경우 신체 발육은 물론, 정서적 발달 등에도 영향이 갈 수 있다. 조산아의 경우 엄마 배 속에서 받아오는 철분이 적어 결핍을 겪을 위험이 더 크다.아이의 수면 문제 역시 철분과 관련될 수 있다. 철분 결핍이 수면-각성 주기에 영향을 끼쳐 수면 장애를 부르는 것이다. 36개월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대한소아신경학회지)에 따르면 철결핍성 빈혈이 있는 아이는 대조군에 비해 자주 깨고, 수면 중 뒤척이는 증상을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다 깨서 우는 경우 역시 철결핍성 빈혈군이 더 많았다.
잘 자고 잘 크려면 ‘철분’ 적절히 챙겨야하이닥 소아청소년과 상담의사 범은경 원장(광산하나아동병원)은 “철분 부족으로 인해 문제를 겪는 시기가 길어지면 이후 철분을 보충하더라도 완벽하게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철분을 충분히 보충할 것을 권했다.소고기, 계란, 닭고기, 곡류, 시금치 등 철분이 풍부한 식품을 이유식에 적극 활용하는 것이 방법이다. 특히 모유 수유를 하는 아기라면 이유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모유가 분유에 비해 철분 함량이 적어서다.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을 함께 먹으면 철분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다만, 모든 아이들이 이유식을 잘 먹는 것은 아니다. 젖을 물어야 자는 ‘젖물잠’ 습관이 있는 경우 낮에 이유식을 잘 안 먹는 경향이 있어 철분 부족을 자주 겪는다. 이유식만으로 철분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철분제’를 챙기면 좋다. 소아 철분제를 선택한다면 인체 적용 시험에서 수치가 입증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마이크로캡슐 형태의 철분제도 나와 있다. 철분을 인공막(리포좀) 형태로 캡슐화한 것으로 생체 이용률과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아이들이 먹는 만큼 철분 특유의 비린 맛을 줄인 제품이 좋고, 적혈구 형성을 돕는 비타민 b6, b12 등이 부원료로 들어 있는지 살펴보길 권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범은경 원장 (광산하나아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