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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난소암의 날... "초기엔 증상 거의 없다", 매년 산부인과 검진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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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은 어버이날이기도 하지만, 여성 암 중 가장 치명적인 사망률을 기록하는 '세계 난소암의 날'이기도 하다. 난소는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해, 이곳에서 암이 발생하고 종양이 커져도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환자의 절반 이상은 이미 3기 이상의 진행성 단계에서 병원을 찾으며, 초기 증상마저 소화불량이나 복부 팽만감 등 일상적인 불편함으로 시작돼 단순 위장병으로 넘기기 쉽다. 그만큼 조기 발견을 위한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는 가운데, 산부인과 이승호 교수(가천대 길병원)의 자문을 통해 난소암의 발생 원인과 전조증상,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치료법 및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난소암 원인은 '배란 횟수'... 피임약 복용으로 위험도 낮춰
난소암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배란, 유전 요인, 환경 요인 등과 관련돼 있다. 그중에서도 임상적으로 확인된 위험 요인은 '배란 횟수'다. 여성 호르몬 노출 기간과 함께, 배란 과정 자체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변화가 암 발생 기전과 밀접한 연관되어 있다. 

실제로 여성의 배란 과정은 난소 조직의 반복적인 물리적 손상을 동반한다. 이승호 교수는 "가임기 여성의 난소에서는 1달에 1회 배란이 일어나는데, 이때 난포가 난소를 뚫고 나오면서 난소에 손상을 주게 된다"며 "손상된 조직이 제대로 복구되지 않으면 암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조직의 손상 과정에서 실수로 암세포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배란 횟수가 늘어날수록 난소에 손상을 주는 횟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난소암이 발생할 위험도 역시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배란을 억제하는 것이 난소암의 위험도를 낮추는 주요 예방책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경구피임약은 난소에서 난포의 배란을 억제해 피임 효과를 나타낸다. 배란이 억제되면 난소 손상 역시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 난소암의 위험도도 낮아지게 된다"며 "실제로 난소암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예방을 위해 경구피임약 복용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조기 발견 어려운 난소암... 단순 소화불량 잦아도 '산부인과' 진료받아야
자궁경부암이나 유방암과 달리 난소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고, 부인암 중에서 사망률 1위를 기록한다. 난소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어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으며, 종양이 커져도 복부 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불량 등 일상적인 위장 장애로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단순한 위장병으로 오인되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많다. 

조기 검진 시스템의 한계 역시 난소암 발견을 늦추는 요인이다. 이승호 교수는 "엄밀히 얘기하면 현재까지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비용-효과 측면 등을 고려해서 국가 5대 암 검진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난소암은 여성 암에서 약 10위권에 위치하기 때문에 다른 암들보다 검진 우선순위가 밀렸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은 전조증상이 비특이적인 만큼, 미세한 신체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 교수는 "난소암의 특이적인 증상은 없지만 하복부 통증과 소화불량, 위장 장애, 생리불순이나 부정출혈 모두 난소암의 증상일 수 있다"며 "따라서 이런 증상들이 있을 때 소화기내과 진료만 받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도 함께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늘어나는 2030 난소암... 가임력 보존 수술은 '제한적' 시행
난소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진행 단계에 따라 표준 치료를 받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 젊은 난소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향후 임신을 위한 '가임력 보존' 가능 여부가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승호 교수는 "난소암 치료는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으로 이루어진다. 표준 수술 방법은 양측 난소와 자궁을 포함해 광범위한 절제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수술하면 가임력은 보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임신을 원하는 젊은 여성에게는 예외적인 접근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 교수는 "임신을 원하는 젊은 여성에서 가임력 보존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한쪽 정상 난소와 자궁은 보존하고, 종양이 있는 난소 등을 제거한다"며 "단, 가임력 보존 수술이 모든 경우에 가능하지는 않고, 난소암 1기 초에만 시행할 수 있다. 이보다 진행된 난소암 환자에서는 시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침묵의 살인자 난소암, 연 1회 산부인과 검진 필수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만큼 치명적인 난소암으로부터 여성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어선은 결국 '정기 검진'이다.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일상적인 위장 장애로 오인하기 쉬운 만큼, 미세한 신체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이승호 교수는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는 여성들이 아직도 많이 있다"며 "몸에 어떤 이상, 특히 복부에 이상이 있거나 출혈 등이 있는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검진 주기에 대해 "기본적으로 1년에 1회 정도는 산부인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며, 난소암 위험도가 높은 여성은 좀 더 자주 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조기 진단이 아직 어렵지만, 그래도 검진을 받는 것이 받지 않는 것보다 훨씬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